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는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해였던 2007년 청와대 모습을 잊지 못한다. 대통령과 눈 맞추려고 기를 쓰던 참모들은 간데없고, 수석보좌관 회의는 마치 받아쓰기 대회를 하는 듯 참모들은 고개를 처박고 있었다. 혹시 대통령이 ‘쓸데없는’ 일이라도 시킬까 참모들의 토론은 일절 없다. 정권 초 청와대가 힘 있을 때 서로 청와대로 들어오려던 공무원들은 썰물처럼 빠져 나가 해외 파견근무를 앞 다퉈 지원했다. 대통령이 30분, 아니 50분을 혼자 떠드는 일이 일상이 됐다. 청와대는 ‘난파선’이나 다름이 없었다. 서울 삼청동 골짜기 권부(權府)의 핵심 청와대는, 아니 대통령은 위상이 하루가 달리 쪼그라들고 있었다. 배신의 현장, 청와대의 마지막 해 근무는 고통의 연속이었다. 대통령 정책특보로 다시 청와대에 들어간 김병준에게 청와대는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었다. 김병준 교수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(김병준TV)를 통해 노 대통령의 임기 말 청와대 모습을 생생하게 공개했다.